푸른 뱀의 해, 그림으로 나눔을 말하다

  • 등록 2025.12.20 22: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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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예술마당 초대 자선전에서 만난 네오팝 작가 ‘루비쌈’

한국현대미술신문 배건 기자 |

 

‘행복을 연습하는 전시회’

 

< 전시 안내 >

행사명: 2025 인사예술마당 예술인 루비쌈작가 초대 자선 전시회

기간: 2025년 12월 17일 ~ 12월 31일 (11:00~18:00)

장소: 종로 예술마당 갤러리 (종로오피스텔 8층)

기타: 행사 사진 전시 및 작품 구입 가능

문의: 010-5106-9746

 

 

인사 예술마당 초대 자선전에서 만난 네오팝 작가 ‘루비쌈

 

’연말의 종로는 언제나 바쁘지만, 인사 예술마당 갤러리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의 속도가 느려진다.

2025년을 마무리하는 인사 예술마당 초대 자선 전시회. 이곳에는 한 해 동안 묵묵히 작업해 온 예술가들의 마음이 조용히 걸려 있다.

 

“안녕하세요. 전시장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시를 여는 인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예술가의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번 전시는 2025년 12월 17일부터 31일까지, 14일간 열리는 기념전으로, 전시 작품의 수익은 자선 기금으로 사용된다.

예술이 소유를 넘어 나눔으로 이어지는 자리다.

 

“색은 마음의 온도라고 생각해요”

 

 

전시장 한편, 파스텔빛 색채로 관람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작품들 앞에서 네오팝 작가 루비쌈(박삼화)을 만났다.

“저는 네오팝 작가이고, 루비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그의 작품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검정이나 어두운 색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신 하늘색, 푸른색, 연두, 핑크, 보라가 화면을 채운다.

 

“아크릴을 사용하는 이유는 색감이에요.아크릴은 화려하고 산뜻해서 제가 떠올리는 심상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요.”

 

그의 말처럼 그림 앞에 서면 색이 먼저 말을 건다. 감상자는 생각보다 먼저 느끼게 된다.

 

테디베어 해바라기, 천사의 날개를 달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해바라기 연작이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해바라기와는 조금 다르다.

“이 해바라기는 ‘테디베어 해바라기’예요.꽃잎이 몽글몽글해서 마치 곰돌이 털 같거든요.”

해바라기 주변에는 천사의 날개, 새, 물고기, 동물들이 함께 등장한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한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화면을 가득 채운 노란색은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림 앞에서 마음이  따뜻해 짐을 느낀다. 

 

동화 속 천사들, 우리의 내면을 닮다

 

 

작품 속 어린이들의 표정과 시선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과를 머리 위에 올린 아이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고

보라색 머리의 아이는  은빗방울을  맞으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활짝 웃는 아이 곁에는 아기 호랑이와 분홍 코끼리가 함께  기쁨을 응원하고 있다.

 

“아이들은 동심이기도 하고, 어른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또 다른 자아 같아요.”

작가의 그림 속에서 아이들은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오가며 이야기를 한다.

 

작가의 소울메이트인  노랑나비는 소울, 마음, 영혼, 부활을 의미하고, 새는 서로의 관계속 연결을 물고기는 희망을, 은방울꽃은 순수한 마음을 상징한다.

 

 

은방울꽃이 가득 담긴 공존의 세계

 

 

 

루비쌈 작가의 대표적 소재인 은방울꽃은 이번 전시에서도 중심에 있다.

도자기 같은 흰 컵에 가득 담긴 은방울꽃 사이로 물고기와 새, 나비가 등장한다.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의 풍경화이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경계 없이 함께 살아가는 이상적인 세계인 것이다.

 

자선 전시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작가는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

 

.“제 그림이 다른 사람의 공간으로 가서 그분들에게 좋은 기운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전시는 그래서 더 의미가 깊어요,

 

”2025년 푸른 뱀의 해를 마무리하며, 작가는 새로운 해를 준비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6년에는 더 많은 이야기와 더 많은 색으로 관객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뜻밖의 행운 같은 기쁨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전시장을 나서며 남는 것이 전시는 대단한 메시지를 외치지 않는다.

다만 그림 한 점, 색 하나, 미소 하나로 이렇게 속삭인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 이 그림 앞에 서 있는 당신에게 이미 와 있어요.

 

”푸른 뱀의 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

루비쌈 작가의 자선 전시는 새로운 해—붉은 말의 해를 향해 조용하지만 단단한 행복의 출발선을 그려주고 있다.

 

 

 

 

 

 

 

 

 

 

 

박삼화 기자 pum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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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a samhwa 서양화가, 루비작가
서울도슨트협회 정회원
서초여성가족플라자 강사
도슨트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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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