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김정애 기자 |
인천 연수구 3AM GALLERY 새벽세시에서 열리고 있는 〈차가운 겨울, 오히려 따뜻함 展〉 Part.1은 바로 그런 순간들을 포착한 전시다. 12월 23일부터 2026년 1월 12일까지, 겨울이 품은 미묘한 온기를 6명의 작가가 각자의 언어로 풀어낸다.

색과 침묵 사이, 감정의 온도를 찾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공간 전체를 감싸는 고요함이다. 하얀 벽면 위로 펼쳐진 작품들은 크게 말하지 않지만, 조용히 다가와 마음 한쪽을 건드린다. 2층 제1전시실에는 김전경, 노연욱, 정지안, 최명숙 작가의 작품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깊고 투명한 블루 톤의 대형 회화 앞에 서면, 마치 겨울밤 고요한 바다를 마주한 듯한 착각이 든다. 그 옆으로는 화사한 색채의 꽃 그림들과 동물을 모티프로 한 섬세한 드로잉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로 다른 질감과 색감이 한 공간에서 충돌하지 않고 오히려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겨울이라는 계절이 가진 다층적 감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하 1층 제2전시실은 보다 내밀한 공간이다. 신미숙, 최영경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이곳은 관람객이 작품 앞에 오래 머무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물의 표정, 풍경의 결, 화면을 채우는 빛과 그림자—모든 것이 설명보다는 감각으로 다가온다. 작품들은 말을 아끼지만, 그 침묵 속에서 더 많은 것을 전한다.


미술평론가 배건 박사(한국현대미술신문 대표)는 "이번 전시는 '온도'에 관한 전시다. 그것도 체감하는 온도가 아닌, 감정의 온도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겨울을 차갑고 쓸쓸한 계절로 기억하지만, 사실 겨울만큼 따뜻한 기억들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계절도 없다. 3AM GALLERY가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역설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6명의 작가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차가움' 속에서 '따뜻함'을 발견한다. 김전경 작가의 블루 시리즈는 차가운 색채 속에서도 깊은 명상적 평온을 전달하며, 노연욱 작가의 꽃 이미지는 겨울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력을 암시한다. 정지안 작가의 동화적 세계와 최명숙 작가의 절제된 형태는 관람객에게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따스함을 환기시킨다.
특히 지하 전시실의 신미숙, 최영경 작가의 작품은 내면의 풍경을 탐색한다. 이들의 작업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깊이 스며든다. 인물의 눈빛, 풍경의 여백, 그 안에 깃든 시간의 흔적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흘러가고, 우리는 그 속도에 맞춰 살아간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그 속도를 늦추고,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감정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작품 앞에 서서 천천히 호흡하고, 화면 속 색과 형태가 내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껴보라. 그것이 바로 이 전시가 제안하는 '겨울의 따뜻함'이다.“
연말의 쉼표, 새해의 시작점!
연말과 연초가 교차하는 이 시기, 〈차가운 겨울, 오히려 따뜻함 展〉은 단순한 미술 전시를 넘어 하나의 '쉼표'가 되어준다. 바쁘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 전시는 잠시 속도를 늦추고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전시를 기획한 3AM GALLERY 박재남 관장은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가 아닌,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며 "겨울이라는 계절이 가진 차가움 이면에 존재하는 감정의 온기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휴관일 없이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는 이번 전시는 평일 저녁에도 여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퇴근길에, 혹은 주말 오후에 찾아가 작품 앞에서 잠시 머물러보는 것은 어떨까. 차가운 겨울 공기를 뚫고 들어선 전시장 안에서, 당신은 예상치 못한 따뜻함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전시 정보
장소: 3AM GALLERY 새벽세시 (인천 연수구 샘말로 8번길 9)
기간: 2025.12.23 – 2026.01.12
운영시간: 매일 11:00 – 22:00 (휴관일 없음)
참여작가: 김전경, 노연욱, 정지안, 최명숙, 신미숙, 최영경
작품·대관 문의: T. 010-5662-0782, E. 3am_gallery@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