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여름, 소리와 기억으로… 청주미술스튜디오 입주작가전 개최

19기 릴레이전 2회차 김서량‧문지영 작가전 9월10일까지

 

한국현대미술신문 신정은 기자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19기 입주작가 릴레이 프로젝트의 두 번째 개인전을 오는 8월 28일부터 9월 10일까지 상당구 용암동 스튜디오에서 개최한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릴레이 프로젝트는 입주작가들의 실험적 창작을 지원하며 2주마다 신작을 개인전 형식으로 소개한다.

 

이번에 개최하는 두 번째 릴레이전은 1, 2층 전시실과 윈도우 갤러리 및 로비에서 김서량의 ‘도시의 소리 / 청주 – 하얀 소리 위를 걷다’, 문지영의 ‘( )와 ( )’(*괄호와 괄호)를 선보인다.

 

김서량은 특정 도시의 풍경을 소리와 오브제로 기록해 도시 현상과 존재의 지속성에 질문을 던져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무심천, 대청호, 수암골, 상당산성, 청주도시공사 소각장 등 청주의 장소들을 시청각적으로 수집하여 도시의 여름을 입체적으로 담았다.

 

특히 소각장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삶의 현장과 사물의 순환을 영상과 사운드로 보여준다. 관람객은 28채널의 사운드 공간 속에서 도시의 호흡을 경험하며, 일상의 소리가 새로운 예술적 감각으로 변모하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

 

이는 청주라는 도시를 하나의 거대한 악보로 삼아 공동의 기억을 새롭게 감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문지영은 장애를 가진 동생을 돌보면서 마주한 차별과 낙인 등 복합적인 감정을 회화,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내며, 돌봄과 관계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기존 작업에서 제외되거나 흘려버린 이미지, 지나친 장면들을 빈칸과 공백으로 제시하면서 다시 채워 넣는 과정을 시도한다.

 

또한 나무가 서로 기대며 자라는 모습을 담은 회화를 통해 개인의 서사와 여성의 연대를 은유하며, 삶의 복잡한 결을 조형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사회적 시선에서 배제된 목소리를 다시 불러내어 비어있음의 의미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로서 주목할 만하다.

 

개막식은 8월 28일 오후 4시에 진행된다.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장에서 입주작가로부터 직접 작품설명을 들을 수 있어 궁금증을 해소하고 전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박원규 청주시립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청주의 여름을 배경으로 우리 도시와 일상의 다양한 풍경을 감각적으로 담아낸다”면서 “관람객들은 우리가 놓쳐왔던 삶의 단면을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적 시도를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전은 총 7회차에 걸쳐 12월 말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