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 서정과 격정의‘로맨틱 차이콥스키’ 여름의 문턱에서 러시안 낭만으로 물들이다

백진현 상임지휘자 지휘, 젊은 바이올린 거장 아시 마타티아스 협연

 

한국현대미술신문 정소영 기자 |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오는 7월 4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517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로맨틱 차이콥스키’를 부제로, 러시아 낭만주의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세 곡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모음곡 제2번 중 ‘풍자적 스케르초’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바이올린 협주곡’, 그리고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린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까지 차이콥스키 특유의 섬세한 서정성과 강렬한 감정이 빛나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지휘는 백진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맡고, 바이올린 협연에는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젊은 거장 아시 마타티아스가 함께한다.

 

연주회의 문을 여는 첫 곡은 차이콥스키의 모음곡 제2번 중 ‘풍자적 스케르초’다.

 

그는 1883년, 오페라 '마제파'를 완성한 뒤 잠시 작곡을 쉬려 했으나, 곧 창작 의욕을 되찾아 모음곡 제2번에 착수했다.

 

이 모음곡은 다섯 곡으로 이뤄져 있으며, 작품 전반에 그의 서정성과 정교한 구성력, 그리고 실험적인 감각이 고루 담겨 있다.

 

각 곡은 독립적인 개성을 지니면서도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흐름을 이룬다.

 

그중 ‘풍자적 스케르초’는 익살스러운 분위기와 기교가 두드러진다.

 

아코디언이 포함된 독특한 편성은 개성 있는 음향을 자아내며, 짧고 날렵한 선율들이 흩어지듯 전개된다.

 

각 악기가 만드는 음색의 대비는 긴장감과 활기를 더하고, 목관과 현악기의 피치카토나 날카롭게 튀어나오는 짧은 음들이 또렷한 리듬과 생생한 표정을 만든다.

 

중간 부분에 등장하는 대담한 민속풍 선율은 극적인 반전을 주며, 전체적으로 재치와 생명력, 섬세한 유희가 어우러진 차이콥스키의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어지는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작곡가의 개인적 고통과 예술적 열정이 깊이 담겨 있다.

 

1878년 스위스에서 한 달 만에 완성됐으며, 이후 2악장을 다시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초연 당시에는 연주 난이도와 형식에 대한 논란도 있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연주자와 청중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차이콥스키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이 협주곡은 세 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1악장은 긴장과 서정이 교차하며, 독주 바이올린과 관현악이 긴밀하게 어우러지는 가운데 극적인 구성이 펼쳐진다.

 

2악장은 부드럽고 내밀한 감정을 담아 정서적인 깊이를 더하며, 마지막 악장은 러시아 민속춤의 활력을 바탕으로 생동감 넘치게 전개된 후 전곡을 힘차게 마무리한다.

 

협연자로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아시 마타티아스는 다니엘 바렌보임, 주빈 메타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무대에 오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 맨해튼 음악대학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빈 무지크페라인 등 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독주자로 활약했다.

 

예루살렘 국제 실내악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콘 아니마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음악제에도 초청되어 연주를 펼쳐왔다.

 

정제된 음색과 깊은 감성 표현으로 정평이 난 그는 이번 무대에서 차이콥스키 협주곡의 섬세함과 풍성함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후반부를 장식하는 마지막 곡은 차이콥스키의 교향적 환상곡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다.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 등장하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며, 원래는 오페라로 계획됐으나 적절한 대본을 찾지 못해 1876년 지금의 형태로 완성됐다.

 

1877년 모스크바 초연에서 성공을 거두었으며, 정치적 결혼으로 맺어진 ‘프란체스카’와 ‘조반니 말라테스타’, 그리고 그녀가 사랑에 빠진 조반니의 동생 ‘파올로’ 사이의 비극을 그린다.

 

단테는 이들을 지옥의 회오리바람 속에서 끝없이 고통받는 영혼으로 묘사하며 인간의 욕망과 윤리의 갈등을 성찰한다.

 

작품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지옥의 음산하고 불길한 분위기를 묘사하며, 낮은 음역의 현악기와 목관악기가 긴장을 고조시키고, 금관악기의 강한 울림과 불협화음이 단테의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는 경고를 떠올리게 한다.

 

2부는 프란체스카와 파올로의 금지된 사랑과 지옥의 고통을 담아낸다. 빠른 전개와 반복되는 선율이 혼란과 절망의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한다.

 

3부에서는 클라리넷의 부드러운 선율로 프란체스카의 고백이 시작되고, 현악기의 선율과 어우러져 사랑과 갈망,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 감정이 극적으로 펼쳐진다.

 

백진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공연에 앞서 “차이콥스키의 섬세한 감성과 격정적인 에너지를 가장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각 작품은 그의 복잡한 내면과 예술적 고뇌, 음악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관객 여러분께서 이 무대를 통해 차이콥스키 음악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감동을 함께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시향 '제517회 정기연주회 : 로맨틱 차이콥스키'는 일반 R석 3만 원, S석 1만 6천 원, H석 1만 원으로,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놀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모든 할인은 중복 적용이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