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선비의 음률부터 민화, 전통 붓까지…무더위 속 전통의 여유 즐겨요

서울시, 종로구 일대에서 7~8월 ‘서울무형유산 공개행사’ 개최

 

한국현대미술신문 배건 기자 | 서울시가 무더운 한여름 서울 도심 속에서 전통의 멋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무형유산 공개행사를 개최한다.

 

먼저 오는 7월 20일 오후 3시, 종로구민회관에서 '송서(誦書)'공개행사를 개최한다. 송서는 옛 선비들이 문학 작품에 음률을 넣어 멋스럽게 읽어내며 사대부의 교양을 뽐내던 독특한 서울의 전통 음악이다. 유의호 보유자를 비롯한 이수자, 전수생 등 총 62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송서의 매력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용비어천가를 비롯해 천자문, 촉석루, 적벽부 등 익숙한 한문 문학이 어떻게 색다른 음악으로 재탄생하는지 보여준다.

 

7월 31일 오후 1시 30분에는 종로구 서울무형유산 교육전시장에서 정귀자 보유자의 '민화장'공개행사가 열린다. 민화는 서민층에서 유행한 실용적 그림으로 소박하지만 파격적이고, 해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옛 서민의 예술 문화를 대표한다.

 

이번 시연에서는 민화의 대표 주제 중 하나인 ‘문자도(文字圖)’의 제작 과정을 선보인다. ‘문자도’는 효(孝), 제(悌), 충(忠) 등 삶의 가르침을 주는 글자를 그림으로 꾸며 의미와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는 예술이다. 문자도의 밑그림(초뜨기)부터 바탕 바름(포수), 채색과 마무리까지 민화가 완성되는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8월 8일 오후 3시 30분에는 같은 장소에서 '필장(황모필)' 보유자 정해창의 공개행사가 이어진다. 필장은 붓을 만드는 장인을 말하며 이 중에서도 정해창 보유자는 족제비 꼬리털 등 황색 털을 사용한 ‘황모필’ 붓의 명장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전통붓의 특수성과 수리 붓 관리법’을 들려준다. 전통 붓 제작에 60년 인생을 걸어온 정해창 보유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다. 특히 그는 자신이 만든 붓을 수리해 주는 것으로 유명해, 해외에서 직접 그의 붓을 사가는 이가 많다. 한번 손에 익은 붓을 여러 번 수리해 오래 쓰는 이들에게 붓 관리 요령도 함께 전수한다.

 

이번 무형유산 공개행사는 누구나 무료로 참관할 수 있다. 또한 7.9.부터 8.16.까지 '민화장', '필장(황모필)'의 특별전시가 서울무형유산 교육전시장에서 열리고 있어 두 명장의 최근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운영시간 언제든지 편하게 관람 가능하며, 그밖에 자세한 내용은 서울무형유산교육전시장으로 문의하면 된다.

 

한광모 서울시 문화유산보존과장은 “무더운 폭염 속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서울시 무형유산 공개행사는 전통과 함께 여유와 문화를 느끼는 소중한 기회”라며 “앞으로도 시민 서울에서 전승되는 다양한 문화유산의 가치가 미래세대에 계승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힘쓰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