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문화원, ‘신재 심동로 학술 세미나’ 개최

고려 말 문신 신재 심동로 조명…지역 문화콘텐츠 비전 모색

 

한국현대미술신문 원진 기자 | 동해문화원은 11일 동해문화원 강당에서 강원 특별자치도 ‘강원의 얼’ 인물인 신재(愼齋) 심동로(沈東老)를 주제로 한 '신재 심동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고려 말 중앙 정계에서 활약한 뒤 동해·삼척 일대로 낙향한 심동로의 삶과 사상을 학술적으로 재조명하고, 동해시 차원의 장기 선양사업과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강원의 얼 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는 조연섭 동해문화원 사무국장의 총괄 진행과 장정룡 강릉원주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 발제별 토론자 등 총 10여 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1부 발표와 2부 토론으로 진행됐으며, 강릉원주대학교와 지역 연구자, 삼척 심 씨 대종회 관계자, 시민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1부에서는 동해학 연구모임을 이끄는 윤종대 동해역사문화연구회 회장의 심동로 사료 발표로 시작됐다. 발표에서 윤 회장은 심동로 유적은 물론 문화유산 시설 안내문 기록 왜곡이 심각하다며 문화유산 관리 현장을 지적했다. 이어 이상균 강릉원주대 교수가 ‘신재 심동로 얼 선양 학술연구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심동로와 관련 인물·가문·문화유산을 포괄하는 연구 과제와 아카이브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 임호민 교수는 ‘여말선초 신동로의 낙향과 가문의 성장’ 발표를 통해 심동로의 낙향을 정치적 선택이자 본향·처가 기반으로의 ‘귀향’으로 해석하며, 후손들의 강릉 진출과 혼맥 형성을 통해 가문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사료에 근거해 설명했다. 세 번째 발제 박용재 단국대 초빙교수는 ‘문화콘텐츠의 가치와 지역 브랜드 전략’을 주제로, 해암정·추암·능파대 등 공간과 심동로의 서사를 결합한 뮤지컬·야외공연·인문 관광 등 단계별 콘텐츠 개발 구상을 제안했다.

 

2부 지정토론에서는 발제별로 관련 학자와 토론 전문가들이 참여해 심동로의 생몰년·낙향 시기 등 기초 연대기 검토, 성리학 수용과 고려 말 개혁정치 속에서의 위상, 삼척 심씨 가문의 지역사회 역할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토론자들은 특히 “심동로 선양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도비·문집·고지도·시문·족보·사진·연구논문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검증한 지식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라며, “자료가 정리되어야 연구 중복을 줄이고 교육·관광·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참석자들은 심동로를 학자·교육자·풍류인 등 다양한 얼굴을 지닌 인물로 평가하면서도, 선양의 구심점이 될 대표 이미지를 압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더불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사례 등을 언급하며, 장기적인 재원 마련과 전문가 존중, 시민 참여형 모델이 결합 돼야 심동로가 동해시의 지속 가능한 문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동해문화원 오종식 원장은 “이번 세미나는 신재 심동로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해암정·추암·능파대를 무대로 한 인문·예술·관광 콘텐츠로 확장할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라며 “향후 단계적인 학술연구와 아카이브 구축,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동쪽으로 간 노인’ 심동로의 이야기를 동해시의 도시 정체성과 연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