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현대미술신문 정소영 기자 | 2026년 1월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순간,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시민들에게 특별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한다.
오는 1월 23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기획 공연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을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제목 그대로 말러의 첫 번째 교향곡인 제1번 단 한 곡을 약 60분간 들려주며, 백진현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다.
신년의 시작과 맞물려, 청춘의 기쁨과 고뇌, 삶의 허무와 극복 의지를 담아낸 말러 음악의 풍부한 서사와 극적 에너지를 팔공홀에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전석 1만원이라는 합리적인 입장료로 마련되어 부담 없이 말러의 음악 세계를 만날 좋은 기회다.
말러의 교향곡 제1번은 1883년 3월 완성됐다.
초기에는 5악장으로 구성된 교향시 형태였으며, 초연 당시 제3악장에만 ‘장송행진곡풍으로’라는 지시가 있었다.
이후 1893년 독일 함부르크 연주에서는 악장별 표제가 붙었으나, 청중이 표제에 사로잡혀 음악의 본질을 오해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1896년 베를린 공연부터 표제가 삭제됐다.
동시에 2악장을 제외한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지금의 ‘교향곡 D장조’로 발표됐다.
곡에는 ‘거인(Titan)’이라는 표제가 있다.
이는 독일 소설가 장 폴 프리드리히 리히터의 동명 소설에서 차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말러는 이를 초인적 이미지로 표현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20대 청춘과 삶의 다양한 감정을 음악 속에 담았다. 여기에는 기쁨과 고뇌, 사랑과 삶의 허무함이 모두 포함된다.
말러의 제자 브루노 발터는 이를 ‘말러의 베르테르’라고 부르며, 청춘의 내면과 삶의 서사가 담긴 작품임을 강조했다.
교향곡 제1번은 말러의 자가 복제와 인용 기법, 대규모 오케스트라 편성, 특색 있는 악기 운용을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 호른과 트럼펫 주자들이 기립하여 연주하는 장면은 청중에게 시각적, 청각적으로 극적 효과를 동시에 전달한다.
제1악장은 느린 도입부로 시작하며, 말러 초기 연가곡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중 두 번째 곡 선율이 주제로 나타난다.
목관악기의 뻐꾸기 울음소리는 청춘의 봄을 상징하며, 연주 전반에 걸쳐 서서히 확장되는 오케스트라 음향은 말러 음악의 풍부한 색채와 섬세함을 드러낸다.
제2악장은 랜들러 춤곡과 왈츠풍 선율이 교차하며, 청춘의 활기를 표현하고, 이후 전개될 음악적 서사를 예고한다.
제3악장에서는 장송행진곡 선율과 밴드 음악적 요소가 맞물리며, 청춘의 시련과 우울, 희화적 상황이 교차한다.
바이올린 선율을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의 대화는 청중에게 극적 긴장을 선사하며 4악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4악장은 오케스트라 총주로 시작하며, 청춘의 시련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음악으로 구현한다.
전체 오케스트라의 폭발적 에너지가 극적 클라이맥스를 형성하고, 마지막 금관악기의 기립 연주는 시각적 효과와 음악적 절정을 보여준다.
말러 교향곡 제1번은 1889년 11월 부다페스트에서 ‘2부로 구성된 교향시’라는 제목으로 초연됐다.
당시 평단은 난해한 구성, 이례적인 음향 효과, 전통적 교향곡과 다른 형식적 실험 등을 이유로 호의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이후 말러는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작품의 구조와 악기 편성을 다듬었고, 오늘날 대구시향이 연주하는 4악장 구성의 판본이 확립됐다.
하지만 생전의 말러는 이 교향곡으로 큰 명성을 얻지 못했다.
20세기 중반 이후 말러의 교향곡 전체가 본격적으로 재평가되면서 제1번 역시 주요 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말러 음악 애호가들을 일컫는 ‘말러리안’이라는 용어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제1번 “거인”은 말러 특유의 색채, 서정성, 대담한 관현악적 상상력을 가장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백진현 상임지휘자는 이번 공연에 대해 “말러 교향곡 제1번은 젊은 말러의 에너지와 섬세한 감정, 그리고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만드는 극적인 순간이 응축된 작품이다.
말러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선명한 선율과 드라마틱한 전개가 자연스럽게 작품의 흐름을 안내해 주고, 말러 애호가들에게는 그의 음악 세계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출발점을 재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평소 음반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음향의 깊이와 악기 간 세밀한 상호 작용을 팔공홀에서 직접 만나보시길 바란다.
말러 특유의 생동하는 에너지를 새해의 시작과 함께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대구시향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은 전석 1만 원으로,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놀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예매 취소가 가능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모든 할인은 중복 적용이 불가하며, 관람은 초등학생(8세) 이상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