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소장작품 1만 점 시대 연다

최근 5년간 기증받은 작품의 평가총액 220억 원 상당

 

한국현대미술신문 배건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이 소장작품 10,000점 시대를 연다. 지난 3년간(2023-2025) 글로벌 도시 서울을 대표하는 동시대미술관으로서 체계적인 컬렉션 강화 수집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과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을 통해 사진 및 동시대 뉴미디어 작품의 대규모 이관으로 소장품 규모를 획기적으로 확장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 국내외 동시대 주요 작가 작품 집중 확보 ▲ 기존 컬렉션의 한국미술사적 결락 보완 ▲ 신진작가 대표작 적극 수집 ▲ 컬렉션 장르별 균형 추구’ 정책하에 공공성과 동시대성을 아우르는 컬렉션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휘트니미술관 현대 테라스 커미션 작가인 토크와세 다이슨(Torkwase Dyson)을 비롯하여 클레어 퐁텐(Claire Fontain), 로렌스 아부 함단(Lawrence Abu Hamdan), 날리니 말라니(Nalini Malani) 등의 작품들이 소장작품에 포함되면서 미술관의 국제적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 특히, 2024년 구입한 클레어 퐁텐의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작품은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제목으로 선정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기소장작품에 대한 미술사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 미술사의 결락을 채우고,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수집하여 미술관 컬렉션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 근대 조각의 대표작가인 권진규의 ‘테라코타 여인 흉상’,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장성순의 1950년대 회화, 한국 근·현대미술의 전개 과정에서 주요 작가인 김종학, 이상욱 등이 남긴 드로잉 및 판화, 그리고 2000년대 이후 한국적 팝아트의 대표작가 홍경택의 작품 등이 추가됐다.

 

2023~2025년 소장작품 구입을 위한 주제 및 일반 공모를 실시하여, 공공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류성실, 상희, 차재민, 탁영준 등 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의 대표작을 적극적으로 수집했다.

 

마지막으로 상대적으로 소장률이 낮았던 공예 분야와 한국화 분야에서 이수지와 박웅규, 한상아의 작품을 구입함으로써, 미술관 컬렉션의 장르별 균형을 이루고, 다양한 미술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했다.

 

주요 작가와 소장가로부터 잇따른 대규모 기증 또한 컬렉션 심화에 결정적인 동력이 되고 있다. 2025년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이승택의 설치, 조각, 사진 등 146점, 2024년 한국 현대 수묵 채색화의 대표작가 송수련의 작품 70점, 2023년 극사실적인 구상 회화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한운성의 판화 195점 기증이 대표적이다. 2021년에서 2025년까지 기증받은 작품의 평가총액은 약 220억 원에 달한다.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은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이승택 작가의 전 시기를 아우르는 대표작품 146점을 기증받았다. 이승택(1932~)은 1950년대 이후 현재까지 설치, 조각, 회화, 사진, 행위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작가는 옹기, 돌, 유리, 나뭇가지 등 당시로서는 비전통적인 재료와 물, 불, 바람, 연기 같은 비가시적인 요소를 활용해 기존 사조나 범주에 얽매이지 않는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기증은 최근 2024년 송수련, 2023년 한운성, 2022년 박광진, 2021년 권진규, 2020년 김인순의 대량 기증을 잇는 뜻깊은 사례로 서울시립미술관만의 특화 컬렉션을 구성한다.

 

그간 내실을 다져온 컬렉션 강화 정책에 더해, 서울시립미술관은 2025년 사진미술관과 2026년 서서울미술관의 개관으로 8개 분관 체제를 완성하며, 소장작품 본·분관 통합 1만 점 시대를 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5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개관으로 7,000여 점의 소장작품을 이관받은 바 있다. 정해창, 김천길, 박영숙, 구본창, 정영자 등 한국 사진예술사 정립에 기여한 주요 작가 26인의 대표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단위 컬렉션의 순차적인 연구·등록이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개관 예정인 서서울미술관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김윤철, 남화연, 언메이크랩, 김치앤칩스(손미미&Elliot Woods), 셰자드 다우드(Shezad DAWOOD), 아니카 이(Anicka Yi),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 등의 대표적 작품을 수집하여 뉴미디어 특화미술관으로서 새로운 예술 형식과 기술이 만나는 미래 지향 컬렉션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서울시립미술관은 글로벌 도시 서울의 대표 미술관으로서 핵심 컬렉션을 강화하고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을 수집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렇게 수집한 작품들을 통해 미술관의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시민들과 함께 예술적 경험을 나누기 위해 다양한 전시와 연구, 교육, 출판,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소장작품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