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박재남 기자 |
오는 9월 22일(월)부터 30일(화)까지 서울 서초구 갤러리 그림수다에서는 남기희 작가의 제14회 개인전 ‘무하유지향–무념무상’ 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 등장하는 철학적 공간인 ‘무하유지향’을 예술적 모티프로 삼아, “존재하지 않는 듯 있으나, 없음 속에 충만함이 깃든 자리”를 회화로 구현하는 실험의 장이 된다.
비움과 채움의 긴장, 그리고 화면의 수행성
남기희 작가는 수십 년간 회화의 본질을 “비움과 채움의 역설” 속에서 탐구해왔다. 그의 화폭은 단순히 물감이 덧칠된 공간이 아니라, 지워지고 남겨진 흔적 속에 삶의 성찰을 담아내는 정신적 무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되는 것은 독창적인 마띠에르(matière) 기법이다. 작가는 안료에 모래를 혼합해 시멘트와 같은 질감을 만들어내며, 두텁고 거친 표면 위에 시간의 흔적을 새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났다 감춰지는 화면은 마치 과거의 자아를 벗겨내는 의식(ritual)처럼 다가온다. 이는 곧 “없으나 존재하는 것, 비었으나 충만한 것”이라는 그의 미학적 역설을 구현한다.
관계의 미학, 추상의 확장
색채는 대체로 무채색이나 단색조로 절제되어 있으나, 화면 가까이 다가가면 은근히 남아 있는 색의 잔영이 포착된다. 그것은 개인적 기억이자 타인과의 인연을 은유하며, 남기희의 추상이 단순한 형식 실험을 넘어 ‘관계의 미학’을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선과 면은 곧 인연이며,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고 언급한다. 이는 추상이 개인적 내면의 발현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적 삶의 구조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무념무상의 창작 태도
작업 과정은 수행에 가깝다. 물질을 덧칠하고 지워내는 반복 행위는 치열한 노동이자 동시에 유유자적 노니는 즐거움이다. 이는 ‘무념무상’의 태도 속에서 오히려 창작의 자유가 발생한다는 역설을 드러낸다. 남기희의 회화는 일종의 명상적 실천이며, “허송세월이 곧 바쁨”이 되는 시간성을 품는다.
동양 사상의 심층적 정신을 현대 회화의 감각으로 번역한 시도
한국현대미술신문 배건 대표는 “남기희의 작품은 단순한 회화 전시가 아니라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철학적 실천이다. 그는 장자의 사유와 불교의 공(空) 사상을 삶의 체험 속에서 해체하고 회화적 언어로 재구성한다.”
“그의 화면은 물질성과 정신성의 병치 위에서 긴장을 만든다. 모래와 안료를 뒤섞은 거친 마띠에르는 육체적 감각을, 무채색의 층위는 절제된 정신성을 불러온다. 이러한 충돌은 곧 비움 속 충만이라는 역설적 미학으로 귀결된다.”
“작품의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쓸모없음의 쓸모’가 드러나는 자리다. 개인적 체험에서 출발한 그의 회화는 관객에게는 자기 성찰의 거울이 된다.”
“또한, 끝없는 덧칠과 지우기의 반복은 겉으로는 허송세월처럼 보이나, 오히려 창조의 잠재성을 열어 보인다. 그의 예술은 효율과 성과의 논리를 넘어선 창작의 시간성을 증명한다.”
“결국 ‘무하유지향–무념무상’展은 동양 사상의 심층적 정신을 현대 회화의 감각으로 번역한 시도이며, 관객을 “무아의 여백” 속에서 타자와 마주하게 하는 하나의 철학적 회화 실험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작가의 말, 그리고 존재론적 질문
남기희 작가는 스스로를 “화벽(畵癖)이 있는 사람”이라 일컫는다. 그는 “캔버스 앞에서만이 가장 진정한 나를 만난다”며, “작은 알갱이를 쌓듯 이어온 작업이 곧 자신의 유토피아를 이루어 줄 것”이라 말한다. 어쩌면 이미 그는 ‘무하유지향’에 도달해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개인전 《무하유지향–무념무상》은 단순한 회화 전시가 아니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물음을 향한 하나의 미학적 응답이 될 것이다. 남기희의 작업은 비움 속에서 충만을 발견하고, 관계 속에서 자아를 재구성하는 현대적 존재론을 회화라는 매체로 증언하고 있다.
작가 프로필
ㆍ개인전13회, 해외 및 단체전350여회
ㆍ제24대한국미협 임원초대전/서양화2분과초대전
ㆍ광진미술협회전, 광진예술인초대전, 뉴욕K&P갤러리특별초대전, 미주예총LA특별초대전, KㅡAT프라이즈초대전,
밀라노현대미술초대전
<특별기획초대전>
ㆍ어린왕자인사이드전, 김호중별의노래전
<국외및국내아트페어>
ㆍ화랑미술제, 홍콩어포터블
ㆍ인사동,안산,인천,서울대전,대구,울산
ㆍ앙데팡당Korea국제아트페어
<수상>
ㆍ2017 평화미술대상추천작가(국회부의장상)
ㆍ2017 용산예총문화예술인대상(미술부문)
ㆍ2019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초대작가상)
ㆍ2020 대한민국 문화교육대상(대상)
ㆍ2021 대한민국 창조문화대상(대상)
ㆍ2021 한국예총, 광진지회(공로표창)
ㆍ2022 KㅡART프라이즈(베스트작가상)
ㆍ2022 앙데팡당Korea국제아트페어(최우수작가상)
ㆍ2022 아트코리아방송문화예술대상(특별상)
ㆍ2023 한국예총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공로상)
ㆍ2024 한국청소년미술협회 20주년 (공로상)
<현재>
ㆍARTHEAL아트페어대표, 인사동감성미술제대표, 아트힐예술기획 대표
ㆍ24대 한국미협미술교육위원장
ㆍ미교전조직위원장, ART몬드리안고문
ㆍ한국모던아트작가회광진미협자문
ㆍ한국청소년미술협회이사
ㆍ아트코리아방송기획이사
ㆍ전화: 010-870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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