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박재남 기자 |
2025년 10월 11일부터 10월 23일까지 새벽세시갤러리 제1전시실(2F)에서는 노복환 개인전을 진행한다.
삶의 공간은 기억과 감정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장소이다. 노복환 작가는 오랜 시간 한문서예를 통해 체득한 시간의 깊이와 감정의 결을 이번 개인전에서 한지 작업으로 확장했다.
〈기억의 층위〉 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기억의 축적’을 주제로, 개인의 생애를 관통하는 정서적 시간의 층위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조선 전통 한지를 별도로 주문 제작해 찢고, 뜯고, 겹치고, 채색하며 말리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다. 이 행위는 단순한 재료 실험을 넘어, “수제비를 뜯고 칼국수를 밀던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게 하는 정서적 기억의 재현이다. 한지의 질감과 색감, 그리고 나무 표피가 가진 물성은 감정의 표면이 되어 시간과 기억의 흔적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작품 속에서 반복되는 채색과 건조의 과정은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중첩을 상징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기억의 물질화’ 를 시도하며, 개인적 체험이 보편적 감성으로 확장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의 화면은 과거와 현재, 현실과 감정의 경계를 넘나들며, 잊힌 기억을 감각적으로 복원한다. 한지는 단순한 재료가 아닌, 작가의 내면과 시간을 잇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특히 판넬의 뒷면까지 오일과 바니쉬로 세심하게 마감하는 과정은 작가의 ‘기억을 다루는 태도’를 상징한다. 이는 작품의 완전성을 향한 장인적 성실함이자, 감정의 층위를 예술적으로 봉합하는 행위이다.
그의 작업은 시각적 감상에 머물지 않고, 관람자에게 시간의 감정을 몸으로 체감하게 한다. 화면 위에서 겹쳐진 한지의 흔적들은 유년의 기억, 가족의 온기, 그리고 인생의 서정을 고요하게 불러낸다.
한국현대미술신문 대표 배건(경영학박사·미술평론가) 은 노복환의 회화를 “기억의 감정화”라고 평한다.
“그는 한지라는 전통 매체 위에 시간을 쌓고, 그 위에 감정을 덧입힌다. 찢고 겹치는 행위는 단순한 조형적 과정이 아니라 ‘살아낸 시간의 층위’를 시각화하는 의식의 반복이다. 그의 화면은 격렬하지 않지만, 내면의 시간은 쉼 없이 움직인다. 바로 그 잔잔한 파동 속에서 한국적 정서의 깊이가 드러난다.”
배 평론가는 이번 전시를 “과거의 회고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로서 우리가 감각하는 시간의 본질에 대한 사유”라고 덧붙였다.
노복환의 작품은 한지를 통해 ‘시간의 감정’을 번역하는 회화적 언어이자, 전통과 현대의 감각을 동시에 품은 예술적 실험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걸어온 삶의 궤적과, 그 안에서 피어난 정서의 결을 한지라는 전통적 재료를 통해 새롭게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그의 화면은 기억을 붙잡지 않고 흘려보내며, 그 과정 속에서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따뜻함을 다시 일깨운다.
작가 프로필
개인전 6회
(사)한국서예협회 이사장 역임, 현 고문
화랑인수원 아트페어 외 국내외 단체전 다수
전시 정보
기간 | 2025.10.11 – 10.23
장소 | 새벽세시갤러리 제1전시실 (2F)
주소 | 인천광역시 연수구 샘말로 8번길 9
운영시간 | 월–금 11:00–22:00 / 토–일 15:00–22:00 (매일 야간개장, 휴관일 없음)
관람 | 무료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