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박재남 기자 |
뜨거운 여름, 삶과 빛을 재료 삼아 각기 다른 온기로 관객을 마주하는 두 작가의 2인전이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새벽세시갤러리 제1전시실(2F)에서 7월 14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고봉밥의 화가’로 불리는 홍형표는 단순한 밥그릇을 넘어, 기억과 추억, 가난과 희망의 덩어리를 화폭 위에 올려놓는다.
서예와 문인화를 거쳐온 작가는 전통적 표현을 바탕으로, 테라코타와 아크릴을 활용한 입체적 회화로 자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해왔다.
차곡히 눌러 담은 고봉밥 위에는 법정스님, 도올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밥 한 그릇에 깃든 정서와 온기, 그리고 덤처럼 얹힌 명상의 언어들이 그의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는 밥 위에 희망을 얹고, 붓 대신 감정을 눌러 담은 듯한 그의 대표작들과 더불어 최근 작업인 ‘호박 시리즈’도 함께 선보인다.
전통 문인화의 정신을 유지한 채, 입체감과 강렬한 색채로 자신을 상징하는 오브제를 의인화한 시도는 그만의 회화 세계를 또 한 번 확장시킨다.
한편 이한경은 거미줄, 빛, 그리고 한국의 자연풍광을 주제로 치열한 감성의 조형언어를 펼쳐온 작가다.
아침 햇살에 반사된 거미줄에서 받은 전율을 출발점으로, 빛의 투영과 교차,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을 직선과 여백으로 시각화하였다.
‘빛의 여행’이라 명명된 그의 회화 세계는 단순한 자연의 묘사를 넘어, 현대인의 감정과 실존을 투영하는 철학적 사유의 흔적이기도 하다.
이한경의 화면은 선들이 구축한 조형 구조와 부드러운 색조가 공존하며, 평면을 넘나드는 긴장과 해방의 순간들을 포착해낸다.
자연이 빚은 질서와 우연,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관람자에게 강렬하면서도 은은한 잔상을 남긴다.
고봉밥의 따뜻한 온기와 거미줄의 빛나는 긴장, 삶의 무게와 그를 지탱하는 감각이 마주 앉는 이번 전시는,
두 작가가 쌓아온 긴 시간과 그만의 시선이 한 공간에서 교차하며, 먹고 살고 살아내는 삶의 예찬을 시각언어로 펼쳐낸다.
전시 정보
홍형표×이한경 2인전
2025. 7. 14 – 7. 29
인천광역시 연수구 샘말로 8번길 9, 새벽세시갤러리 제1전시실(2F)
관람 시간
월–금 11:00 – 22:00
토–일 15:00 –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