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박삼화기자 |
2026년 새해, 인사동에서 제12회 감성미술제 「오색찬란전」이 열린다. ‘Art Heal’을 중심 가치로 삼아 감성과 치유의 미학을 꾸준히 실천해 온 인사동 감성미술제는 어느덧 12회를 맞았다.

이번 전시를 이끈 남기희 Art Heal 인사동 감성미술제 대표, 전시 기획을 맡은 김미정 그림수다 팀장, 그리고 이를 미학적으로 조망한 미술평론가 배건 박사(한국현대미술신문 대표)와 함께 전시의 의미와 동시대 감성미술의 방향을 짚어봤다.
“오색찬란은 다름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상태입니다”
▶ 남기희 Art Heal 인사동 감성미술제 대표

Q1. 제12회를 맞은 인사동 감성미술제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남기희 대표 : 소박파의 정신을 감성미술제에 녹여낸다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활성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전시 테마 설정으로 「순수한 시선, 내면의 울림」 또는 「꾸밈없는 아름다움, 지친 마음에 건네는 위로」와 같이, 소박파의 특징인 순수함과 감성적 치유를 연결하는 테마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저의 무하유지향 철학처럼, ‘비움의 미학과 정신적 채움’이라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소박파의 소박하고 직관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전달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정형화된 기법보다는 작가 개인의 고유한 시선과 철학, 그리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우선적으로 선정합니다. 특히 예비 작가들에게는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말고, 당신만의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그려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독창성을 마음껏 펼칠 기회를 제공합니다.
미술제를 “복잡한 세상을 잠시 잊고 내면의 순수함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홍보하며, 소박파의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부각합니다. 앙리 루소와 같은 거장의 예를 들어, ‘아마추어’라는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소박파 예술이 지닌 꾸밈없는 진솔함과 순수한 시선은 인사동 감성미술제가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위로와 성찰, 그리고 독창적인 개성이라는 가치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것입니다.
Q2. 이번 「오색찬란전」에서 ‘오색찬란’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셨나요?
남기희 대표 : 오색찬란은 단순히 색이 많다는 뜻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감정, 다른 삶의 결, 다른 시선이 충돌하지 않고 나란히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저는 이것을 ‘공존의 미학’이라고 부릅니다. 각 작가의 색은 다르지만, 그 색들이 서로를 침범하지 않고 하나의 온기로 이어질 때, 전시는 비로소 치유의 장이 됩니다.
Q3. 소박파(Naïve Art)의 정신이 감성미술제와 만나는 지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남기희 대표 : 루소의 작품은 처음에는 많은 이들에게 비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피카소와 같은 당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게 재발견되며 그 독창성과 순수성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는 “낙원의 환상을 그리는 화가”로 불리며, 복잡한 현실을 초월한 이상적인 세계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했습니다.
인사동 감성미술제가 추구하는 바 역시 관람객에게 위로와 성찰의 경험을 전하고, 깊은 위로와 새로운 영감을 주는 것이며, 독창적인 색깔과 조화로운 개성을 담아 예비 작가들의 독창적인 활동을 격려하는 데 있습니다. 소박파의 예술 정신과 이러한 미술제의 지향점은 놀랍도록 잘 연결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소박파(Naïve Art)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예술가들이 그린 그림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이들의 작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천진난만한 시선,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꾸밈없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적 감각과 상상력에 따라 표현한다. 원시적인 힘과 신비로운 분위기, 때로는 꿈처럼 환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요소를 담아 신비롭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특히 루소의 밀림 풍경화가 대표적인데, 강렬하고 선명한 색채, 현대 미술의 아카데믹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대담하게 색을 사용하며, 원색의 대비를 통해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간결한 형태와 평면적인 공간, 대개 입체적인 원근법보다는 평면적인 구성과 간결한 형태를 선호하여 보는 이에게 편안하고 직관적인 인상을 준다. 이야기하듯 상세한 묘사, 단순해 보이는 구도 속에서도 세부적인 요소들을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꼼꼼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Q4. 관람객이 이번 전시를 통해 무엇을 느끼길 바라시나요?
남기희 대표 : 저는 관람객이 작품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다만 자기 안의 감정을 조용히 마주하고, 잠시라도 마음이 풀리는 순간을 경험하길 바랍니다. 이 전시는 답을 주기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는 전시입니다. 그 질문이 따뜻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번 전시는 ‘보는 전시’가 아니라 ‘머무는 전시’입니다”
▶ 김미정 그림수다 팀장(전시기획)

Q1. 이번 「오색찬란전」의 기획 방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김미정 팀장 : 저는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관람 속도’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요즘 전시는 빠르게 소비되고, 사진으로 남기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색찬란전」은 잠시 멈추고, 머무를 수 있는 전시를 지향했습니다. 설명을 최소화하고, 감정이 스스로 떠오를 수 있는 여백을 공간 안에 남기고자 했습니다.
Q2. ‘오색찬란’이라는 주제를 공간 구성에서 어떻게 구현하셨나요?
김미정 팀장 : 색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동선을 설계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는 독립적이지만, 관람객이 이동하며 느끼는 감정의 결은 서서히 변화합니다. 이 전시는 하나의 서사가 아니라, 여러 개의 감정 문장이 이어지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Q3. 참여 작가 선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김미정 팀장 : 기교나 이력보다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태도였습니다. 작품을 통해 자신을 방어하지 않는 작가,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정직하게 드러내는 작가들이 이번 전시에 어울린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진정성 있는 작업은 결국 관람객에게 도달한다고 믿습니다.
Q4. 관람객에게 어떤 경험이 남기를 바라시나요?
김미정 팀장 : ‘잘 모르겠지만 마음에 남는다’라는 반응이 가장 좋습니다. 이해보다 공명이 먼저 일어나는 전시, 그리고 전시를 본 후 자신의 감정을 조금 더 섬세하게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성미술은 약한 미술이 아니라, 가장 직접적인 미술입니다”
▶ 배건 미술평론가·한국현대미술신문 대표
Q1. 평론가로서 이번 「오색찬란전」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배건 박사 : 이 전시는 색채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본질은 감정의 구조와 태도에 있습니다. 참여 작가들의 작업은 설명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습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제시하고, 해석은 관람객에게 맡깁니다. 이는 동시대 미술에서 매우 성숙한 태도입니다.
Q2. 참여 작가들의 공통된 미학적 특징을 꼽는다면요?
배건 박사 : 자기 고백적이면서도 과잉되지 않는 절제입니다. 감정을 드러내되, 감정을 과시하지 않습니다. 이 절제는 오히려 관람객에게 더 넓은 해석의 공간을 열어 줍니다. 감성미술이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Q3. 감성미술이 ‘가볍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배건 박사 : 그것은 감정을 단순화해서 바라본 결과입니다. 감정은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복합적인 인간의 영역입니다. 감성미술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위험하며, 가장 용기가 필요한 미술일 수 있습니다.
Q4. 인사동이라는 장소성이 이번 전시에 더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배건 박사 : 인사동은 한국 미술의 기억과 현재가 공존하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열리는 감성미술제는 감성미술이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 담론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입니다. 「오색찬란전」은 감성미술이 일회성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학적 흐름임을 증명하는 전시로 기록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