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으로 기억을 말하다… 전인애, 19번째 개인전 《Seasons of Color》

감정과 기억을 색채의 언어로 풀어내는 화가 전인애가 19번째 개인전을 통해 다시 한 번 관객과 마주한다.

한국현대미술신문 박삼화 기자 |

 

오는 4월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종로구 G-ART Gallery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 《Seasons of Color》는 ‘계절’과 ‘기억’을 핵심 개념으로 삼아, 색채가 어떻게 감정의 시간성과 내면의 서사를 구성하는지를 탐색한다.

전인애의 회화는 자연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그 지향은 재현에 있지 않다. 화면 속 식물, 잎, 화분과 같은 요소들은 구체적 대상이라기보다 해체와 재구성을 거친 반추상적 기호로 작동한다. 이들은 명확한 윤곽을 거부한 채 화면 위에서 유기적으로 얽히고 번지며, 관람자로 하여금 자연을 ‘보는 대상’이 아닌 ‘감각적으로 체험하는 풍경’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즉, 그의 회화는 자연의 외형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매개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하나의 시각적 장치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색채가 지닌 시간적 층위이다. 녹색과 청록, 황색이 중심이 되는 화면에서는 생명체의 성장과 순환이 물감의 번짐과 중첩, 그리고 아래로 흘러내리는 드리핑 기법을 통해 구현된다. 이는 단순한 회화적 효과를 넘어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지속성을 시각적으로 환기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핑크와 오렌지 계열이 강조된 작품에서는 보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정조가 부각되며, 자연은 외부의 풍경이 아닌 기억과 감정 속에서 재구성된 ‘내면의 정원’으로 전환된다.

 

전인애 회화의 또 다른 핵심은 마티에르, 즉 물질적 질감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두텁게 쌓인 물감의 층위와 거친 표면은 회화를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촉각적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물감은 단순한 색의 매체가 아니라 시간의 흔적이자 감정의 압축된 기록으로 기능하며, 관람자는 화면을 ‘읽는 것’을 넘어 ‘느끼는 것’으로 작품과 관계를 맺게 된다.

 

또한 일부 작품에서 발견되는 글자 형태의 흔적과 레이어는 기억의 불완전성과 시간의 단편성을 암시한다. 이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텍스트가 아니라, 감각적으로 경험되는 기억의 파편으로 작동하며, 작품이 지닌 서사를 보다 개방적인 구조로 확장시킨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계절은 단순한 시간의 변화가 아니라 감정의 흐름”이라며 “같은 풍경도 계절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듯, 인간의 내면 역시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 변화를 색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물은 가장 솔직한 생명의 형태로, 인간의 삶과 감정을 은유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존재”라며 “화면 속 형상들은 실제 식물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이 결합된 내면의 생명”이라고 덧붙였다.

 

미술평론가 배건 박사는 이번 전시에 대해 “전인애의 회화는 색을 재현의 도구가 아니라 감정의 구조를 형성하는 매개로 확장시킨다”며 “물감의 겹침과 표면의 질감은 단일한 시간이 아니라 여러 겹의 시간이 축적된 흔적으로, 관람자의 개인적 기억을 호출하는 장치로 작동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전인애의 작업은 특정한 해석을 강요하지 않고 열린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관람자의 경험과 감정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참여적 감상의 방식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전인애 작가는 PARIS 89 Gallery, 성옥문화재단갤러리, 서울갤러리 등에서 19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국내외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300여 회 이상 참여해왔다. 드라마와 OTT 콘텐츠의 미술 작업에도 참여하며 순수미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확장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민국문화공헌대상과 예술대제전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관악미술협회 회장과 한국미술협회 및 자연환경미술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자연을 묘사한 회화가 아니라, 감정과 기억, 시간의 흐름을 색과 질감으로 재구성한 ‘내면의 풍경’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관람자는 작품 앞에서 특정한 의미를 해석하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투사하며 각기 다른 기억을 환기하게 된다.

결국 전인애의 회화는 설명이 아닌 체험에 가까운 예술이다. 색은 감정의 언어이자 기억의 저장소로 기능하며, 화면은 하나의 풍경이 아니라 시간과 감정이 교차하는 장으로 확장된다. 《Seasons of Color》는 그러한 회화적 실천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로,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깊은 감각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오프닝 행사는 4월 1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전인애(Jeon In Ae) 작가 프로필

 

개인전 19회

PARIS 89 Gallery, 성옥문화재단갤러리, 서울갤러리, 갤러리루벤, 남산갤러리 등

국내외 부스 및 단체전 300여 회 참여

Paris Arts Festival, 한·중미술교류전(중국민속문화재단미술관), SIFT 스타작가전(코엑스), 한·일미술교류전(도쿄미술관), 아트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 가을예술장터(예술의전당), 진도현대미술관초대전, 장전미술관초대전, 나절로미술관초대전, 청주공예비엔날레 등

대한민국문화공헌 대상, 예술대제전 대상 등

한국예술문화협회 추천작가, 자연환경미술협회 초대작가, 서울시공공미술프로젝트 자문 및 심사위원 역임 등 다수,

MBC 드라마, 넷플릭스 시리즈 그림 참여 작가

현재 관악미술협회 회장, 한국미술협회 이사, 자연환경미술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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