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박재남 기자 |
2월 20일부터 26일까지 인천 연수구 새벽세시갤러리 제2전시실(B1)에서 조각과 섬유 작업을 통해 ‘표면’의 의미를 확장해 온 임준호·이지수 2인전 《HARD & SOFT》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단단함과 부드러움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중심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 물성과 감각의 관계를 탐색한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매체와 방식으로 작업하지만, ‘표면’을 통해 감정과 존재의 흔적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디지털 조각, 물성을 질문하다!

임준호 작가는 3D 모델링과 디지털 프린팅을 활용해 조각의 전통적 개념을 확장한다. 기하학적으로 분절된 인체 형상 위에 유기적인 질감을 입히며,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실험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설계된 구조는 실제 출력 과정을 거치며 물성을 획득하고, 그 위에 남겨진 표면의 흐름은 손의 개입과 감각의 흔적을 환기한다. 임 작가는 이를 통해 “보이는 외피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층위”를 질문한다.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마친 그는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동시대 조각 담론을 이어오고 있다.
감정을 직조하다!

이지수 작가는 천과 실을 활용해 기억과 감정의 결을 시각화한다. 화면 위에 촘촘히 쌓인 색실과 질감은 우울, 상실, 회복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특히 연작 〈닿을 수 없는 촉감〉과 〈별과 마주보기〉는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관객 각자의 기억을 불러내는 공감의 장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표면은 감정을 감추는 동시에 전달하는 매개”라고 말한다.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그는 회화와 설치, 섬유 작업을 넘나들며 활동해 왔으며, 최근에는 ‘기억나무’ 연작을 통해 시간과 존재의 흔적을 탐구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배건 박사(한국현대미술신문 대표)는 이번 전시에 대해 “《HARD & SOFT》는 단순한 물성 대비 전시가 아니라, 동시대 조형언어가 어떻게 감각의 층위를 재구성하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적 장”이라고 평가했다.
배 박사는 “임준호의 작업은 디지털 기술을 도구로 삼되,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촉각적 기억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기술 중심적 조형과 구별된다”며 “기계적 정밀성과 손의 흔적이 공존하는 표면은 현대 조각이 나아갈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지수의 섬유 작업은 부드러운 재료를 통해 오히려 단단한 감정의 층위를 구축한다”며 “실과 천이라는 친숙한 재료가 개인의 기억을 넘어 보편적 정서로 확장되는 지점에서 이 전시는 ‘감성의 구조’를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두 작가의 작업은 표면을 단순한 외피가 아닌, 존재와 감각이 교차하는 경계면으로 제시한다”며 “단단함과 부드러움이라는 이분법은 결국 현대인이 경험하는 현실의 복합성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표면 너머의 질문!
《HARD & SOFT》는 단순히 재료의 대비를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단단한 조형과 부드러운 섬유, 디지털 출력과 수작업의 결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존재의 흔적’을 드러낸다.
전시는 표면을 외형이 아닌, 감정과 사유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제시하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으며, 무엇을 보지 못하고 있는가.
한편 전시는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새벽세시갤러리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휴관 없이 관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