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나경희 기자 |
서울 금천구 아트스페이스 호서에서 변선영 작가의 초대전 ‘LOVE OF THE CROSS’가 2025년 11월 17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몇 년간 집중적으로 탐구해 온 ‘십자가(Cross)의 조형적 변용과 상징성’을 주제로, 종교적 모티프를 현대 회화의 구조·질감·색채 실험을 통해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표작 Love of the Cross 시리즈는 혼합재료(mixed media)의 물질성을 극대화한 화면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표면을 구성한 격자 형태의 구조와 부조(浮彫)적 질감은 단순한 상징의 재현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균열·회복·구원의 과정을 암시하는 조형적 은유로 기능한다. 화면 전체에 스며든 청색 계열의 색층은 고요한 침잠과 영적 정화를 연상시키며, 반복적 구조 속에서 드러나는 미세한 흔들림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감정의 층위와 내면성의 표현 방식을 잘 보여준다.
한국 중견작가로서 자리매김한 변선영의 조형세계
변선영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후 컬러리스트, 미술치료사, 창의미술 지도자로 활동하며 예술과 치유, 색채와 감성, 종교성과 현대적 조형 언어의 접점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현재까지 개인전 32회, 단체전 250여 회를 기록하며 국내외 전시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서울국제미술협회 도록 국제공모전 최우수상, 대한민국 순천 미술대전 대상, 프랑크푸르트 아트 콜렉티브 평론가 서평 대상, 한·중미술교류전 조직위원장상, 국제종교예술대전 금상, 여성미술대전 구상 부문 수상 등 굵직한 수상 경력을 통해 조형적 완성도와 예술적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그는 한국미술협회 이사, 서울국립현대미술협회 이사, 한국현대미술협회 기획이원, 서울 아카데미코 부회장 등 다양한 예술 단체에서 활약하며 한국 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배건 박사(한국현대미술신문 대표)는 변선영의 ‘LOVE OF THE CROSS’ 연작은 단순히 종교적 모티프를 시각화하는 차원을 넘어, 회화의 본질적 물질성과 영성적 체험 사이의 접면을 탐색하는 실험적 회화로 규정할 수 있다. 그의 작업은 화면의 피지컬한 촉각성(tactility)과 상징 구조(symbolic structure)를 결합함으로써, 물질적 층위와 비물질적 의미가 공존하는 ‘혼성적 시각 구조(hybrid visual structure)’를 구축한다고 말한다.
작가가 반복적으로 사용한 격자 구조는 단순한 배경 요소가 아니라, 인간 경험의 축적과 시간성(temporality)을 상징하는 조형적 메타포로 기능한다. 그 위에 중첩된 십자가의 형태는 기호적(symbolic) 기점이자 영적 사건의 장소성을 드러내는 중심축이다. 이때 십자가는 전통적 종교 이미지의 재현이 아닌, 영성적 경험의 공명(resonance)이 발생하는 내면적 공간으로 변모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화면 전체에 형성된 색층(色層)의 리듬감이다. 작가가 선택한 소프트 블루 계열의 색조는 세속적 감각을 배제한 채 침묵의 공간을 설정하며, 관람자의 시선을 화면 내부의 미세한 움직임과 숨결로 끌어당긴다. 이는 일종의 ‘정적(靜的) 회화의 역동성’이라 할 수 있으며, 물질로 이루어진 화면이 다시 영성적 차원을 열어젖히는 역설적 구조를 형성한다.
결국 변선영의 작업은 현대적 회화가 조형 언어를 통해 어떻게 영적 체험의 장을 생성할 수 있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해, 자신의 방식으로 응답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수년간 축적해 온 연구와 사유가 응축된 장(場)으로서, 오늘의 회화가 지닌 가능성을 다시 성찰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자리라 할 수 있다.
전시 관람 정보
전시명 : 변선영 초대전 ‘LOVE OF THE CROSS’
기간 : 2025년 11월 17일 ~ 11월 29일
장소 : 아트스페이스 호서(서울 금천구)
관람시간 : 오전 10:30 ~ 오후 6:00
휴관 : 일요일














